전세 계약 전 꼭 볼 5가지 — 시세, 등기부등본, 집주인 세금, 전입신고·확정일자, 보증보험 (생활 속 돈 챙기기 2편)

전세보증금은 많은 사람에게 가장 큰 돈입니다. 그런데 계약은 하루 이틀 사이에 급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확인해야 할 것을 놓치기 쉽습니다. 1편에서 잠자는 돈을 찾았다면, 이번 편에서는 큰돈을 지키는 법을 정리합니다. 전세 계약 전과 계약 뒤, 단계별로 꼭 확인할 다섯 가지입니다.

핵심 요약

  • 계약 전에는 시세, 등기부등본, 집주인의 미납 세금을 확인해 내 보증금보다 먼저 돌려받을 빚(선순위 채권)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 봐야 합니다.
  • 계약 뒤에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바로 챙겨야 합니다. 대항력은 집을 넘겨받고 전입신고를 한 다음 날부터 생깁니다. (국토교통부)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면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줍니다. 가입 조건이 있으니 계약 전에 가입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세요.

배경 — 왜 '선순위'를 따져야 하나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매각 대금은 정해진 순서대로 나눠 갖습니다. 집주인이 그 집을 담보로 받은 대출(근저당), 집주인이 내지 않은 일부 세금,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세입자의 보증금 등이 내 보증금보다 앞설 수 있습니다. 이런 빚과 내 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집값에 가까울수록, 경매 때 보증금을 다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집니다. 흔히 '깡통전세'라고 부르는 상황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집주인 빚과 내 보증금의 합계가 시세의 80% 안팎을 넘으면 위험이 큰 계약으로 보고 주의하라고 안내합니다.

숫자로 보기 — 이렇게 따져 보세요

예를 들어 시세 3억 원인 빌라가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단순 예시)

항목 금액
시세 3억 원
등기부등본 을구의 근저당 (채권최고액) 1억 2,000만 원
내 전세보증금 2억 원
선순위 채권 + 내 보증금 3억 2,000만 원
시세 대비 비율 약 107%

선순위 채권과 내 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시세보다 많습니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는, 피해야 할 계약입니다. 시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나 한국부동산원 자료, 주변 중개사무소 여러 곳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빌라처럼 거래가 드문 집일수록 시세를 부풀려 설명하는 경우가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계약 단계별 체크리스트

① 시세 확인 (계약 전) 최근 실거래가를 확인하고, 보증금이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 봅니다.

② 등기부등본 확인 (계약 전·잔금 전 두 번)

부분 무엇을 보나
표제부 주소와 동·호수가 계약서와 같은지, 주택 용도인지
갑구 소유자가 계약하는 집주인과 같은 사람인지, 압류·가압류·신탁 등기가 있는지
을구 근저당(채권최고액)·전세권 등 집에 걸린 빚이 얼마인지

등기부등본은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계약한 뒤 잔금을 치르기 전 사이에 새 대출이 잡힐 수도 있으니, 잔금 당일에도 다시 확인하세요.

③ 집주인의 미납 세금 확인 (계약 전·후) 집주인이 내지 않은 일부 세금은 등기부등본에 나오지 않는데도 경매 때 보증금보다 먼저 가져갈 수 있습니다. 집주인의 동의를 받으면 계약 전에도 세무서에서 집주인의 미납 국세를 열람할 수 있고, 보증금이 1,000만 원을 넘으면 계약한 뒤에는 동의 없이도 임대차 시작일까지 열람할 수 있습니다. (국세청)

④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계약 직후·입주일)

  • 대항력: 집을 넘겨받고(입주) 전입신고를 하면 다음 날 0시부터, 집주인이 바뀌어도 새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요구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 우선변제권: 대항력 요건에 더해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으면, 경매 때 나보다 늦은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 임대차 계약을 신고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되고, 전입신고는 주민센터나 정부24에서 할 수 있습니다. 입주일에 바로 처리하세요.

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집주인이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주고 집주인에게 받아 내는 상품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서울보증보험(SGI)에서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의 합계가 일정 비율을 넘거나, 보증금이 한도를 넘으면 가입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가입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 급하게 계약하지 마세요: "오늘 계약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가져간다"는 말에 서두르다 확인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다섯 가지를 확인할 시간은 꼭 확보하세요.
  • 특약을 활용하세요: "잔금일까지 새로운 근저당을 설정하지 않는다",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준다" 같은 특약을 계약서에 넣어 두면 도움이 됩니다.
  • 보증료는 보험료라고 생각하세요: 반환보증 보증료는 보증금 크기에 비하면 부담이 크지 않은 편입니다. 수억 원의 보증금을 지키는 비용으로 생각하면 가입할 가치가 큽니다.
  • 전세대출이 필요하다면: 대출 금리는 금리 흐름에 따라 달라집니다. 서울 전세가격 흐름은 주간 아파트 시세 글에서 다뤘습니다.

앞으로 볼 점

  • 입주 뒤 확인: 입주한 뒤에도 등기부등본을 가끔 확인하면 집주인의 새 대출이나 압류를 빨리 알 수 있습니다.
  • 만기 전 준비: 계약이 끝나기 몇 달 전에 집주인에게 연장 여부를 알리고, 보증금 반환 계획을 미리 확인하세요.

정리

전세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보증금보다 먼저 가져갈 빚이 얼마인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시세, 등기부등본, 집주인 세금을 계약 전에 따져 보고, 계약 뒤에는 전입신고·확정일자와 보증보험을 챙기면 큰돈을 지키는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전세 계약 시 일반적인 확인 사항을 정리한 정보 제공용 글입니다. 개별 계약의 위험도는 상황마다 다르니, 필요하면 공인중개사·법률 전문가와 상담하고 HUG 전세사기예방센터 등 공식 안내를 함께 확인하세요.

참고 자료